대통령 깜
요새는 TV만 틀면, 뉴스 시간마다 대통령 후보에 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TV나 신문이 후보들에게서 나오는 말 중에서 흥미 있을 만한 이야기만 꼬집어서
여러 번 우려먹는다.
그 이야기가 시청률을 올릴 테니까 그러겠지만, 어떤 때는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도 든다.
윤석열 후보를 놓고 윤 후보의 부인 이야기로 몇 주째 우려먹었다.
해명하면 해명한 꼬투리를 물로 또 다른 의혹을 내놓고, 의혹을 해명하면 반대 의견을
끄집어내면서 이건 또 무엇이냐며 다그친다.
마치 연속극을 보는 것처럼 캐고 또 캐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광맥에서 금이 줄줄 나왔으면 속이 시원하겠는데 금은 나오지 않고
노란 콩만 나오니까 국민도 지칠 대로 지쳐간다. 듣기도 괴롭다.
원래 금광이 아니었고 금처럼 생긴 노란 콩 광산이었으니 금은 안 나오고 콩이 나오는 것이
당연한 건데 마치 콩이 금인 것처럼 같은 노란색이 아니냐는 식이다.
조국 전 장관 때처럼 수사해서 증거를 내놓는 것도 아니면서……
잘못된 질문을 예를 들면
”윤 후보의 부인 숙대 대학원 논문이 표절이지 않느냐?“
이렇게 물어보면 윤 후보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는가?
이런 식으로 물을 것이 아니라 논문의 어느 부분을 표절했는지 표본을 보여주면서
질문을 해야 국민도 질문에 신뢰가 갈 것이 아니냐.
또 다른 예를 들면
”왜 뉴욕 대학에 7일 다녀온 것을 허위로 연수라고 적었느냐?‘
이런 식의 질문은 질문도 아니다. 질문과 답이 다 나와 있기 때문에 물어볼 것도 아닌데
상대방 망신 주기 위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윤 후보의 부인이 뉴욕 대학에서 7일간 강의에 참석한 것을 원서에 뉴욕 대학 연수라고
기재했다.“라고 말하면 국민 누구도 다 알아들었다.
윤 후보의 부인은 ’자신을 과장되게 보이려고 적었구나‘ 하는 것을 국민은 다 안다.
이것을 구태여 국민들 앞에서 아니 세계인들 앞에서 망신을 주려고 당 대변인이 나와서
이런 사실을 해명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같은 당 중진이 나와서 자세히 해설 해대면서
우려먹고 또 우리는 것을 보고 저 사람들은 국민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 후보를 깎으려다가 오히려 자기 진영의 후보를 깎아내리는 격이 되고 말았다.
사과하라고 해서 사과하고 나면 사과한 사실을 또 물고 늘어지고,
모르기는 해도 물고 늘어진 꼬투리에 대해서 사과하면 그 꼬투리 사과에 대해서 또 물고
늘어질 게 뻔한 사람들이다.
국민은 그렇게 수준이 낮지 않다. 당신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알고 있다.
정치하는 사람들의 입이 참으로 수준 이하라는 생각이 든다.
노란 콩을 가지고 마치 노란 금덩어리를 찾아낸 것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윤 후보의 부인을
공격할 때 당하는 당사자는 얼마나 괴로웠겠는가?
전혀 거짓은 아니지만 하나같이 자신을 부풀려서 포장했던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낼 때
그 괴로운 심정은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나도 괴로운데 본인은 어떠했겠는가?
그런가 하면 같은 테이블에서 열 번 같이 밥 먹고도 한 번도 본 일 없다고 딱 잡아떼는
사람도 있다. 앞에다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괴롭지 않은 사람. 시장에 가면 그런 사람 많다.
오죽하면 3대 거짓말이라는 말이 생겨났겠는가?
노인 ”빨리 죽어야지“
노처녀 ”시집 가기 싫어“
장사꾼 ”밑졌다“
이번 선거는 상대 후보를 헐뜯기만 할 게 아니라 정책 대결로 가야 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정책이라는 것을 내 세웠다가 그런 일 없다고 잡아떼면 그때 가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보다는 차라리 어느 후보에게 믿음이 가느냐의 대결이 될 것 같다.
믿을만한 후보가 누구이냐를 보고 판가름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