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골프 중계방송을 보면서 골퍼들을 따라다니는 관중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게
눈에 띈다.
그런가 하면 야구 중계방송 역시 관중석에서 마스크 쓴 사람이 없다.
지난 토요일, 샌디에이고의 김하성 선수가 2점 홈런 한방으로 샌디에이고 퍼드레스를
승리로 이끌었다.
김하성 선수는 샌디에이고에서 영웅대접 받고도 남을 만한 일을 해 냈다.
계약금 말고도 2021년 연봉이 5백만 달러(한화 60억 원)를 받고 있다.
지난 주말에 LA 야구장에는 5만 5천명이 입장했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놀랄만한 사실은 마스크 쓴 사람이 한명도 없더라는 거다.
오늘도 뉴욕 양키스 구장에 관중들이 마스크 없이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정말
마스크 없는 세상이 열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코스트코에 들렀다가 와서 하는 말이다.
어쩌면 사람들이 마스크를 다 벗었더란다.
세상에 마스크 벗고 다니는 것이 신기하게 보이는 세상이 다 있다니!!!
이게 어디 말이나 되는가?
점심을 먹고 라우스 하드웨어 스토아에 들릴 일이 있어서 가게 되었다.
라우스 하드웨어 스토아는 산 넘어 더블린에 있어서 고개를 넘어 달려갔다.
우리가 사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보다 더블린은 기온이 화씨 10도나 더 높다.
우리 지역은 화씨 82도 인데 더블린은 화씨 102도다.
더군다나 내 차는 고물차가 돼서 에어콘도 작동하지 않았다.
창문을 열어놓고 달리는데 더운 바람이 확확 들어온다.
자동차 문을 열고 밖에 나갔더니 한증막에 들어가는 것처럼 숨이 탁 막힌다.
이런 경험도 참 오랜만이다.
휴스턴 텍사스에 갔던 일이 생각난다. 너무 더워서 공항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문을 열고 나가면 더운 공기가 마치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것처럼 화끈했다.
미국의 더위는 한국의 여름 더위와 확연히 다르다.
한국의 더위는 습도가 있어서 따가우면서 덥기 때문에 나무 그늘에 서면 시원함을 느낀다.
양산으로 햇볕만 가려도 한결 낫기 때문에 양산을 쓰게 된다.
그러나 미국의 더위는 습도가 없는 더위여서 후끈후끈 한 게 영 기분이 좋지 않다.
그늘에 앉아있어도 땀이 주르르 흐르는 더위이다.
양산을 쓰나 안 쓰나 더운 게 후덥지근하다. 불쾌지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면서 마스크 쓰지 않아도 될까? 하고 아내에게 물어보았다.
이미 코스트코에서 마스크 안 쓴 사람들을 보아온 아내는 마스크 필요 없단다.
마스크도 없이 덜래덜래 라우스 하드웨어 매장에 들어섰다.
오늘따라 토요일이 돼서 사람이 많다.
이게 웬일인가? 눈에 띄는 사람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렇다고 다지 차로 가서 마스크를 들고 올 수도 없고.
마스크를 쓰라고 누가 강요 하는 건 아니지만, 모두 마스크를 썼는데 나만 안 쓴 것처럼
난감한 일도 없다. 이방인이 된 것같은 느낌이다.
한 풀 기가 꺾여서 이사람 저사람 눈치만 보며 다녔다.
어쩌다가 우리처럼 마스크 안 쓴 사람을 만나기라도 하면 반갑기도 하고 위안도 된다.
동질감도 느끼고 내편이라는 생각도 드는 게 우군을 만난 기분이다.
남들은 어떨는지 몰라도 내 감정은 요사해서 남들과 조금만 달라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한 증세가 나타난다.
마음이 편하려면 늘 중간에 있어야지, 너무 튀어도 안 되고, 너무 처저도 안 된다.
중간에 서기가 가장 쉽고도 어려운 거라는 걸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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