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 11

다시 가서 자세히 보고 싶은 명화들

그러니까 그게 아주 오래전의 여행이었다. 나와 아내가 젊었을 때의 어느 날이었으니. 유명한 트라팔가 투어(Trafalgar Tours)을 통해서 16일간 유럽을 다녀왔다. 로마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플로렌스를 거처 알프스산맥을 넘고 스위스로 해서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로 향했다. 지금도 몇 가지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파리에서의 일이다. 그룹이라고 해봐야 열댓 명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의사 부부와 아이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온 흑인 부부, 시카고에서 온 미국인 할머니 두 분. 그날 저녁은 샹데리에 거리를 여행하고 밤에 캉캉 쇼를 보는 거로 되어 있었다. 시카고에서 온 노인 부부는 나가지 않고 방에 남아 있겠다고 했다. 고단해서 따라다니기 싫단다. 팔순을 넘긴 할머니들은 가는 ..

화랑 2022.07.28

뮤직콘서트와 오픈 스튜디오

양탄자를 짜면서 그림을 넣은 벽걸이 양탄자 ‘승천’이란 그림이 걸려있는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콘서트 혼자 사는 친구한테서 전화를 받았다. 오는 일요일 오후에 뮤직콘서트가 있으니 참석해 달라는 전화였다. 그것도 유명한 화가 정연희 화백 CHIM 스튜디오에서 오픈 스튜디오 겸 뮤직콘서트를 연다고 했다. 화가들은 일년 내지는 이삼년에 한번은 오픈 스튜디오를 한다. 화가는 자신이 작업한 그림을 전시해야 하는데 거창하게 전시관을 빌려서 전시한다는 것은 일이년 작업으로는 버거운 일이다. 그렇다고 전시회 없이 마냥 그림만 그리다 보면 제물에 지치기 쉽다. 뮤지시안이나 화가 밋 작가는 빠르면 일년 늦어도 이삼년에 한번은 연주회든 오픈 스튜디오든 출판이든 치루고 나야 다시 작업에 열중할 수 있는 활력을 얻는다. 오픈 스튜..

화랑 2022.06.11

라스베이거스 고급 레스토랑 소장 피카소 경매가격

미국 라스베이거스 의 벨라지오 호텔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에 장식한 피카소 작품 11점이 경매에 붙여졌다. MGM 리조트 컬렉션의 일부인 이들 작품은 벨라지오 호텔의 유명한 프랑스, 스페인 레스토랑 ‘피카소’의 벽에 걸려 있었다. MGM 리조트는 피카소 탄생 140주년을 맞아 경매 업체 소다비와 함께 이들 작품을 벨라지오 호텔에서 열린 경매에 내놨다. 경매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작품은 피카소의 연인이자 뮤즈인 마리 테레즈 월터를 그린 ‘붉은 오렌지 모자를 쓴 여인‘ (1938년)이었다. 생생한 색조와 친밀감이 특징인 이 작품의 예상 낙찰가는 2~3천만 달러였으나 실제 낙찰가는 4천만 달러(한화 480억 원)를 넘어섰다. 피카소와 월터는 1920년대 말부터 1930년대까지 연인 관계를 유지했으며 1935년 딸..

화랑 2022.04.19

스튜디오 유리 아트의 태동

1950년대에 미국의 스튜디오 도자기 및 기타 공예 매체가 인기와 중요성을 얻기 시작했다. 유리에 관심이 있는 미국 예술가들은 산업 외부의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미국에서 스튜디오 유리 개발의 촉매제는 캘리포니아 도공 피터 볼코스의 도자기에 대한 선구적인 작업에서 영감을 얻은 매디슨 위스콘신 대학의 교수 도예가 하비 K. 리틀턴이다. 리틀턴은 1958년 스튜디오에서 뜨거운 유리를 실험하기 시작했다. 그는 결국 이탈리아의 작고 역사적인 유리집을 만나 자신의 유리 아트 실험으로 제한된 성공을 경험한 후 미국에서 스튜디오 유리 아트를 개발해냈다. 리틀턴은 1962년 3월과 6월에 두 번의 역사적인 유리 아트 워크샵에서 미국 스튜디오 유리 아트 운동의 "출생"의 장소인 톨레도 미술관과 힘을 합쳤다. 그는 유리를..

화랑 2021.12.11

장욱진 '까치를 잘 그리는 사람'

우리 집 다이닝 룸에는 프린팅이지만 장욱진의 그림이 세장 걸려 있다. 어느 전시장에서 사 온 그림인데 어디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오래 전에 걸어놓은 그림인데 지금 보아도 좋다. 맨 왼쪽 Oil on Canvas 호암 미술관 소장 중간 Oil on Canvas 호암 미술관 소장 오른쪽 Oil on Canvas 호암 미술관 소장 장욱진(1918~1990) 화백은 흔히 “천진난만한 동심의 작가” 또는 향토성과 독창성 짙은 한국적인 작가라고 하지만, 엄격한 작가 정신에 의해 높은 회화성을 지닌 작품을 제작하여 생전에 이미 미술계에서 보기 드문 대가로 평가받았다. 그림이 회화성을 지니려면 30호 이내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대부분 그의 작품은 작은 크기의 그림인 것이 특징이다. 생전에 7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국내외..

화랑 2021.02.06

영국의 끝

포드 매독스 브라운(Ford Madox Brown, 1821년 ~ 1893년)영국의 화가. 브라운의 아버지는 왕립 해군에서 근무하는 가난한 사무원이었다. 브라운이 어린 시절은 이사를 많이 다니면서도 예술적 재능을 보였다. 가족이 1835년 Bruges로 이사하면서 브라운은 Albert Gregorius의 아카데미에서 공부했다. 1837년 앤트워프로 이주하면서 구스타프 와퍼스 밑에서 공부했다. 그의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는 1852년 ~ 1855년에 그려진 ‘영국의 끝(The Last of England)’으로, 2010년 경매에서 £ 26,700 파운드(한화 3천 8십 만원)에 판매되었다. 그림은 젊은 부부가 영원히 영국을 등지고 미국으로 이민 떠나는 장면이다. 멀리 회색 벽이 보이고 그 앞에 화물선..

화랑 2021.01.05

포도밭 전시회

올해는 추수감사절이라고 해도 추수감사절 같지 않다. 가족이 집에 모이는 것도 아니어서 음식을 차리지도 않으니 평일과 별반 다를 게 없다. TV에서도 3차 코로나 팬데믹이라면서 모이지 말라고 홍보한다. 3차가 벌어졌다는 것은 4차도 있다는 것이 아닌가? 백신이 12월 11일부터 출시된다고 했는데, 팬데믹은 3차로 끝났으면 좋겠다. 가족 간의 전파가 가장 심하다면서 가족이라도 만나지 말아달라는 뉴스만 들려온다. 지금까지 가족이라고 해도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거로 대신 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만나지도 말고 보지도 말란다. 세상은 점점 야박해져가고, 그것도 모자라 야박해 저야 한다는 압력까지 받아가며 살아야 하다니……. 할 일 없어서 오늘도 동네를 걷는다. 포도 농장집을 지나 한참 가다 보면 앞 정원이 넓은 집을 ..

화랑 2020.12.12

예수 죽음 앞에 애통

안드리아 만테냐(Andreda Mantegna) ‘예수 죽음 앞에 애통(The Lamentation over the Dead Christ)‘1480년 작. 초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가 안드리아 만테냐의 그림으로 사망한 예수를 대리석 석판 위에 반듯하게 눕혀놓았다. 옆에는 성모 마리아와 성 요한이 눈물을 닦고 있다. 슬픈 예수를 주제로 하는 그림은 중세와 르네상스 예술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폭력적인 비극의 관점에 의해 강화된 그림은 흔치 않다. 사실주의가 잔인하리만치 인물을 극대화하여 해부학적 세부 사항, 특히 그리스도의 흉부를 강조한다. 그리스도의 손과 발의 구멍은 물론 두 조문객의 얼굴까지 이상주의나 수사학에 대한 양보 없이 그렸다. 시체를 덮은 커튼을 날카롭게 그림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가했다. ..

화랑 2020.07.19

천 백년 만에 돌아온 입

언제부터인가 나는 책 읽는다는 친구가 가장 반가웠고 책이야기 하는 친구가 고마웠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글을 읽는 다는 것이고 글을 읽으면서 그 뜻을 헤아릴 줄 아는 친구를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그림에도 숨겨진 뜻이 있고 그 뜻을 찾아 볼 줄 아는 친구는 그리 많지 않다. 글도 그렇다. 기사로 쓰인 글이 아니고 문학적 의미로 쓰였을 경우 글의 뜻을 감지해 낸다는 것은 웬만한 독해력이 아니면 어렵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시는 말해 무엇하랴. 입 고영민 경주 남산을 오르다보니 산기슭에 목 없는 석불 하나가 오도카니,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 한 손은 무릎 위, 다른 한 손은 손바닥을 하늘로 하여 가슴 아래께에 놓여 있는데 누가 장난으로 그 위에 빨간 방울토마토 하나를 올려놓았다 저걸 어떻게 먹으란 ..

화랑 2020.07.13

달라이 라마의 데뷔 앨범 '내면 세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85세 생일을 맞아 첫 앨범 발매를 시작했다. 달라이 라마가 명상과 불교의 가르침을 외치는 "내면 세계"를 담은 앨범이다. 달라이 라마의 추종자 뉴질랜드 출신 주넬 쿠닌(Kunin)이 오랜 설득 끝에 이루어 졌다. 쿠닌은 5년 동안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오클랜드에 있는 쿠닌의 집에 세 번 다녀왔고 그녀는 망명중인 티베트 정부가 있는 인도의 다람살라에 있는 달라이 라마의 처소에서 몇 차례 세션을 녹음했다. 함께 음악을 제작한 쿠닌의 남편 아브라함은 라디오 뉴질랜드 프로그램 진행자다. 아브라함은 이 앨범에 대해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고 매우 헌신적으로 진행 했다. 쿠닌은 달라이 라마를 위한 주제와 만트라 목록을 준비하고 앨범..

화랑 2020.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