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부스터를 맞고서 서너 시간 지났더니 으스스한 게 몸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자리에 눕고, 다음 날도 온종일 누워있었다. 삭신이 쑤시고 몸살감기 같은 증세가 이어졌다.
아내도 같이 맞았건만 아내는 하룻밤 자고 나더니 말짱하다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오래도록 지속됐다.
예방접종이라는 게 미약한 균을 조금 투입해서 면역력을 만들어놓겠다는 원리인데.
조금 투입한 균에도 맥을 못 추는 나 같은 체질에다가 진짜 균이 들어오면 어쩌겠는가?
까부라져서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누워만 있으면 잡념만 들어서 TV 뉴스라도 보아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팔기 위해 백신을 약 90번
접종한 독일 남성이 당국에 적발됐다. 이 남성은 하루 많게는 3번까지 접종한 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성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돼 구금된 상태다.>
대단한 남성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미크론에 전염되어도 어떤 사람은 가볍게 지나가고 어떤 사람은 몹시 시달리다가
후유증까지 생기면서 직장마저 그만두어야 했다더니 새겨들을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 같이 병균에 즉각 반응하는 사람은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
특이한 것은 코로나에 절대 걸리지 않는 ‘면역자’들이 존재한다는 소식이다.
해외 언론들은 감염 위험이 높은 상황에 여러 차례 노출되고도 코로나19를 피한 이들을
‘네버 코비드족’(Never Covid cohort)이라고 부른다.
백신 접종 없이도 바이러스에 내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슈퍼’ 면역을 가진
사람이 누구는 아픈 반면 누구는 그렇지 않은 데 대한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례들을 연구하는 게 변이에 덜 취약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도움될 수도 있다.
학계에선 교차면역을 하나의 설로 제시한다.
영국에서 관련 연구도 있었다. 의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부에서
코로나 특이 항체를 생산하기 전부터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었다는 증거를 발견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들이 감기 같은 증상을 일으키는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이전에 노출됐었고
이로 인한 면역세포(T세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데 도움을 줬을 거로 분석했다.
백신과 감염에 의해 생성된 T세포는 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를 자주 일으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공격하는 것과 달리, 이런 사람들의 T세포는 바이러스 내부 구조를 표적으로
삼는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런 T세포가 각종 변이 대응에 더 나은 보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돌연변이에 덜 취약한 바이러스의 핵심 부분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오 스와들링 런던칼리지대 면역학 교수는 “슈퍼 면역을 연구하는 것은 오미크론은 물론
미래 변이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에 돌기처럼 달려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간 세포 표면의 ‘ACE2’와
결합해 침투하는데, 이 특성이 사람마다 다르고 이게 낮은 감염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영국에서는 ‘휴먼챌린지’를 진행해 건강한 사람에게 고의로 코로나바이러스를
노출해 인체 반응을 살펴다. 그 결과 참가자 34명 중 16명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자들 사이에서 파티를 하고 코와 목으로 바이러스를 침투시켰는데도
감염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를 두고 자니아 스타마타키 버밍엄대 바이러스면역학 교수는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면역 체계에 따라 바이러스에 다르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폐에 있는, 노화
관련한 ACE2 발현은 왜 어른보다 아이들이 종종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지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도 마찬가지로, ‘CCR5’라는 수용체를 통해 사람에
침투하는데 CCR5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경우 면역이 되어왔다고 한다.
이처럼 희귀한 유형의 ACE2가 코비드에 대한 민감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모르는 새 확진됐지만 모르고 지나갔을 가능성도 있다. 걸려도 무증상 감염이 많다 보니,
바이러스가 들어와서 면역반응이 생겼는데 본인이 안 걸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3일째 되던 날. 입맛이 없어서 모처럼 아침을 먹으러 맥도널드에 갔다.
자그마치 3년 만에 들른 맥도널드다.
달콤한 시럽을 팬케이크에 얹어 먹던 생각이 나서 간 거다. 매장은 텅 비어있었다.
맛은 변하지도 않고 옛날 맛 고대로이다.
내가 죽어서 세상에서 사라진다 하더라도 맥도널드 팬케이크 맛은 고대로 남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맛이라는 게 내 것도 아닌데 맛을 남겨놓고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는 게 섭섭하기도 하고,
공연히 질투인지, 억울함인지 하는 생각도 드는 까닭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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