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팔겠다는 매물이 없다 보니 부동산 업자들은 혈안이 돼서 집 팔라는 충동질을 해 댄다.
하루가 멀다고 집을 비싼 가격에 팔아주겠다고 광고 전단을 보내온다.
집값이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 지난 4월 한 달만 해도 14.6%가 올랐다는 통계다.
지금 세상에 저 집이 얼마에 팔렸는지 다 알고도 남는다. 팔린 가격만 아는 게 아니라
집의 역사와 내용까지 자세히 알 수 있는 세상이다. 저 집은 몇 년도에 지었고,
얼마에 사서 들어왔고, 살면서 부엌과 화장실을 고쳤는지 상세히 알 수 있다.
우리 집은 1984년부터 지금까지 살고 있으니 부동산 업자들이 볼 때,
팔 때가 됐다고 생각하는지 뻔찔나게 광고물을 디밀면서 비싸게 팔아주겠다고 나선다.
지금처럼 팔겠다는 집이 없어서 못 파는 때도 없었다.
어쩌다가 팔 의향이 있다는 집이 나오기라도 하면 사겠다는 사람이 벌떼처럼 덤벼든다.
팔겠다는 가격에 웃돈을 얹어주는 건 상식 중의 상식이지만, 웃돈도 웃돈 나름이지
집 가격 대비 20%~30%를 넘어서 40% 더 얹어주겠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가?
집값이 미쳐도 한참 미쳤다.
그렇다면 집을 더 많이 지으면 해결되지 않겠느냐고 하겠지만, 집이라는 게 그렇게
얼렁뚱땅 짓는 게 아니지 않은가? 부지확보에서 정부 허가 승인, 자재와 기술자,
공사 기간까지 통상 3~4년 정도 걸린다.
주택 건설업자들은 코로나 발 공급망 불안정으로 목재부터 철근, 시멘트 등 건축에 필요한
원자재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고 자재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무엇보다 기술자 인력 확보도 어렵다는 게 문제다.
집값이 올랐다고 해서 좋아할 일도 아니다. 집값이 올랐다는 건 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는
의미여서 모든 물가가 따라 오르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주택가격을 비롯,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코로나 발 수요이며 억눌렸던 수요가 채워지고 나면 자연, 감소할 것이라고 말한다.
오른 가격 때문에 수요가 결국 감소할 것이고 공급은 올라간 가격에 힘입어 늘어나면서
수요는 줄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선에서 균형점을 찾게 된다고 예상한다.
과연 그럴까?
올라간 집 가격이 내려간 예가 있었나? 있고 말고다.
1976년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1차 오일 파동으로 인플레이션이 극에 달해서
지금처럼 집 가격이 치솟았던 때가 있었다.
결국 지미 카터 대통령이 낙선되고, 레이건 대통령이 들어서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집 담보 대출 이자를 18%(현재 3%)로 올렸다. 모든 경제 활동이 중단되다시피 했다.
집을 버리고 떠나는 사람들, 파산으로 내몰린 부동산 업자들, 수년 동안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집 가격이 내려가고 말았다.
그게 1986년의 일이다. 꼬박 10년이 걸렸다.
레이건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을 잡고 미국을 재건한 대통령으로 추앙받는 이유이다.
과거를 집어보면 오늘날 집 가격의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제 가격으로 돌아서기까지는
10년이란 세월이 걸린다. 그러면 지금 오른 가격이 반으로 떨어질 것이냐?
그렇지는 않다. 1/3 정도 조종을 거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이다.
그래봤자 모든 물가가 올랐기 때문에 그게 그거가 되고 만다.
다만 한 가지 달라지는 건 달러 가치가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원화는 자동으로 오를 것이고, 어떠면 1달러가 1천 원 밑으로
내려갈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적어도 10년이라는 세월을 요구한다.
모든 건 천천히 바뀌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동안에 변해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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