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한국이 선진국이라는 것을 금방 느낀다.
가난에 찌든 사람들이 환영해 주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좋아서 그러는지, 돈이 좋아서 그러는지, 자기네들보다 잘 차려입고 허우대가
멀쩡해서 그러는지 아무튼 부러운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6.25 전쟁이 끝나고 한국인이 미군을 우러러보던 때를 연상하게 한다.
가난한 나라에 가면 한국 여권에 눈독 들이는 족속들이 줄줄이 따라온다.
도둑질이 별것 아니어서 가난하면 시키지 않아도 도둑질을 하는 거고, 부자로 살면
저절로 도둑질이 멀어진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개발도상국이던 한국의 지위를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
한국은 1964년 UNCTAD 설립 이래 처음으로,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격상된
국가가 됐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UNCTAD는 제68차 무역 개발이사회 마지막 날 회의에서
한국을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한국을 포함시키기 위하여 G7(Group of Seven)을 G8으로 바꿔야 할
판이다.
지금까지 한국인들은 해외를 누비고 다니면서 선진국 대우를 받는가 하면 때로는 개도국
처우를 받기도 했다.
한국인 자신도 선진국인 인지 아닌지 헷갈렸다.
하지만 이번 UNCTAD 결의에 따라 한국은 분명한 선진국임이 증명됐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격상되기까지 한국인들이 국제법을 준수하면서 질서 있게 세계 여행을
다닌 것도 한몫했다.
한국 여권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비자 없이 통과되는 알아주는 여권이 되었으니 말이다.
헨리 여권지수(Henley Passport Index)에 나타난 자료에 의하면 한국 여권이 세계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일본으로 무비자 입국 193개국, 2위 싱가포르 192개국, 3위 한국과 독일 191개국이다.
무비자 입국 4위가 핀란드와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스페인이 190개국, 5위 오스트리아와
덴마크 189개국, 미국과 영국, 스위스 뉴질랜드가 7위로 187개국을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다.
호주와 캐나다가 9위이다.
헨리 여권지수만 보아도 한국의 위상이 얼마나 격상되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이러한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세상 흐름에 뒤떨어진 법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첫째, 비혼모의 임신이다. 방송인 사유미의 비혼모 임신으로 언론에 불거지면서 알게 된
사실로는 한국에서는 비혼모 임신이 불가능하다.
보건복지부에서 ‘생명윤리법’에 근거 비혼모의 임신이 불법이 아니라고 유권해석도 했다.
그러나 정자를 기증받을 루트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비혼모가 임신하라는 건가.
이것은 비혼모 임신이 불법이라는 것과 동일한 것이다.
둘째, 성 소수자들의 권익 보호가 미흡하다. 세계 35개국이 동성 결혼을 인정한다.
일본도 동성 결혼 금지는 위헌이라는 판례가 나왔고 국민의 65%가 찬성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셋째, 타투(문신)를 금지하는 나라 한국. 이거야말로 빨리 벗어나야 하는 법규다.
법으로는 금지했지만 타투는 성행한다. 그것도 전통적으로 시술해 왔다.
이유는 다양하다. 미용일 수도 있고, 신뢰의 상징일 수도 있고, 예술일 수도 있다.
넷째, 38년간 모셨는데 계모라는 이유로 아파트 청약 취소라니. 계부모, 수양아들이란 제도를
고집하는 법은 바꿔야 한다.
이미 선진국으로 올라선 한국으로서는 이러한 개인의 권익과 자유를 억압하는 법은
조속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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