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쿄 올림픽 게임

샌프란시스코 메아리 2021. 7. 26. 06:41

 

스포츠 경기는 실전을 실시간에 보아야 실감이 난다.

비싼 입장료를 내고 경기장에 들어가는 이유도 다 그래서이고,

입장료가 좌석 위치에 따라서 다른 이유도 다 그래서이다.

코앞에서 선수들이 뛰는 걸 보면 호흡을 같이하는 것처럼 현장감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스포츠 경기는 내 편이 있어야 재미있고 애간장을 탄다.

거기에다가 내 편이 이기기라도 한다면 흥분하고 신이 난다.

더군다나 국가 간의 경기라면 이거야말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하는 경기가 되고 만다.

총만 안 들었지 전쟁과 다를 바 없다.

 

내가 도쿄 올림픽을 보러 한국에 들어간다고 했더니 친구가 피식 웃는다.

미국에서도 얼마든지 중계방송으로 보여주는데 구태여 비싼 비행기 요금을 지불하면서까지

한국에 가느냐고 우스개 소리를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올림픽 경기를 한국에서 보고 싶다.

사실은 도쿄에서 직접 올림픽 경기를 관람해야 할 나이이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해서

인근 나라 한국에서나마 TV로 시청한다는 게 그래도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게임이지만 나는 한 번도 한국 선수들이 등장하는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올림픽 TV 중계라는 것이 IOC에서 관장하는 게 돼서 비싼 중계료를 지불해야 한다.

중계료가 비싸서 각 나라는 제각기 자기 나라 선수들이 뛰는 경기만 골라서 중계방송한다.

한국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만 보여주고, 미국에서는 미국 선수들의 경기만 보여준다.

나도 올림픽 경기 생중계방송을 지겹도록 보기는 했어도 그것은 모두 미국 선수들이

금메달 따내는 경기만 보았다.

 

이번에는 벼르고 한국에 들어와 한국 선수들이 뛰는 경기를 볼 작정이다.

당장 지난 올림픽 때 극적으로 승리한 게임을 다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감동했다.

9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가 일본을 2:0으로 대파하고 올림픽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동메달 따는 경기를 다시 보여줘서 통쾌한 마음으로 시청했다.

뉴스를 통해서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경기를 보기는 처음입니다.

한국은 영원한 내 편이니까, 내 편이 뛰는 걸 보는 건 정말 실감 나고 흥분된다.

내가 직접 뛰는 것 같은 심정이고 안타깝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이면에는 실망도 많다.

벌써 사흘째 경기가 벌어졌지만, 실망이 만족보다 더 많았다.

한국 축구가 약체 뉴질랜드에게 지고 마는 꼴은 정말 보기 싫었다.

실력이 아무리 좋으면 무엇하겠는가? 득점을 내지 못하는데.

루마니아와의 경기도 4:0으로 이겼다고는 해도 통쾌하지 못하니 이건 또 왜 그런가?

상대방 실수에만 의존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다음 경기가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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