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시 한국 여자는 믿을 만해

샌프란시스코 메아리 2021. 8. 1. 06:36

온종일 빅 게임이 있을 거라는 광고가 끊이지 않았다.

빅 게임 3개가 모두 저녁 같은 시간대에 열린다고 했다.

야구는 저녁 7시에 한국과 미국이,

축구는 한국이 멕시코와 8강전이 저녁 8시에 열린다.

여자 배구 역시 같은 시간대여서 어느 게임을 보아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 저녁이었다.

 

저녁 7시에 미국과 벌어지는 야구 먼저 시작했다.

한국은 1회 시작과 동시에 안타를 치면서 1 : 0으로 앞서갔다.

그런대로 잘하나 보다 했더니 웬걸 투수 고현정은 홈런 2방 맞고 5회에 물러났다.

뒤늦게 봤더니 결국 4 : 2로 패하고 말았다.

 

한심한 건 축구였다.

축구에 문예 한인 나도 멕시코의 공격을 어떻게 막아야 하느냐는 생각을 했는데

한국팀 사령탑은 전혀 걱정하는 기색이 없었다.

멕시코와 대등하게 공격 위주로 맞붙어서 승부를 겨루겠다는 식이었으니…….

아니나 다를까 멕시코 공격진은 간단하고도 쉽게 한국 수비진을 뚫고 들어와 골로 연결

시키는 게 아닌가? 잔반에만 3골을 먹었다.

이쯤 됐으면 사령탑도 알아차렸어야 했을 텐데,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한국 공격진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맙소사, 한국이 공격으로 맞서는 걸 보고 이미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 런던 올림픽 때 동메달을 따던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팀은 골 넣는데 약하기 때문에

수비 위주로 수비를 탄탄히 해서 골을 먹지 말았어야 한다.

게임을 무승부로 끌고 간 다음 승부차기로 해결을 보았어야 했다.

한심할 정도로 멕시코 선수들이 자유롭게 활보하게 놔두면 결국 골이 나고 만다는 사실을

한국팀 감독은 몰랐다는 건가?

맨투맨으로 달라붙어 멕시코 선수들의 발을 묶어놓았어야 했다.

지난 혼두라와의 경기에서 6골이나 났던 것은 한국 팀의 실력에서 나온 게 아니라

혼두라 팀의 자책골이 3골이었다는 것을 우리가 넣은 골로 착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번 올림픽에서의 한국 축구는 선수들은 잘하는데 사령탑이 무능했다는 게 드러나고 말았다.

 

두 경기가 끝나도록 실망만 하다가 한국 여자 배구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실망했던 기분이 완전히 돌아서고 말았다.

내가 여자 배구 경기를 보기 시작한 때가 2 : 2 동점에서 마지막 5세트,

숙적 일본과 14 : 14로 듀스였다.

이게 웬일인가? 그때부터 피 말리는 접전이 벌어졌다.

당황한 일본이 범실을 범했고 한국의 박정아가 마지막 포인트를 올리면서 16:14

통쾌한 승리를 거두었다.

속이 다 후련해지는 게임이었다.

 

역시 한국은 여자가 강한 나라라는 게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스크 인생  (0) 2021.08.04
어느 역전 드라마가 이만하랴?  (0) 2021.08.02
한국인인 나도 한국인을 모르겠다  (0) 2021.07.31
올여름은 유별나게 덥다  (0) 2021.07.28
도쿄 올림픽 게임  (0) 2021.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