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같이 탄 젊은이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쳐다보는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
내가 뭘 잘못했나? 되뇌어 보았다.
앗차! 마스크를 하지 않았구나.
마스크 부자가 마스크를 안 쓰다니?
1층에 닿았지만 내리지도 못하고 다시 올라갔다.
가면서 생각해 보았다.
청년이 빤히 쳐다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 노인네 정신이 있어? 깜빡한 모양이로구나. 죽고 싶으면 혼자서 죽든지 왜 멀쩡한
남까지 끌고 들어가려고 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겠나 짐작해 본다.
하면서 지금 세상에 제일 무서운 사람은 마스트 안 쓴 사람이다.
마스크 안 쓴 사람을 만나면 무섭기도 하고 몰상식해 보이기도 한다.
마스크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다니 참 별세상 다 보겠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히 필요한 거리를 둬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이젠 그것도 모자라서 마스크까지 써야 한다.
나는 마스크 부자다.
작년 3월, 처음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던 때도 있었다.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워서 이리저리 구걸하며 지내기도 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올해에는 아는 사람들로부터 마스크 여러 장씩 선물 받았다.
하다못해 일산동구 보건소에서까지 여러 장 주는 바람에 받아놓았다.
나야 나다니는 데가 없으니 마스크 쓸 일이 별로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마스크를 주는 대로 받아놓았더니 이젠 마스크 부자가 되고 말았다.
마스크만이 아니라 손 소독제, 소독용 메탄올까지 별별 위생에 관한 용품들이 쌓여간다.
오늘날처럼 위생에 철저하게 대처하면서 살아본 예가 없는 것 같다.
참으로 생뚱맞은 세상이다.
도쿄 올림픽을 보면서 선수들이 경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마스크부터 쓰는 것을 본다.
마스크 써야 한다는 훈련이 잘된 것처럼 보인다.
어떤 선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마스크를 쓰는 모습이 마스크는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
하기야 일본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에 일만 명이 넘는다니까.
모든 국민이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지침이 내려진 지도 어언 1년 8개월째다.
이젠 모든 국민이 아니라 세계인 모두가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걸 알고 있는 세상이다.
올해가 다 지나도록 마스크를 벗을 수 없다는 것도 누구나 인정한 사실이다.
그러면 내년에는 마스크 벗는 세상이 올까?
브리스틀대 애덤 판 교수, 옥스퍼드대 로절린 프랭클린 교수, 런던 위생·열대의학학교
마틴 히버드 교수 등 영국 과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매년 독감처럼 유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감과 비슷한 질환이 돼 사람들을 사망에 이르게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독감을 예로 들어보면 백신이 있지만 매년 영국에서만 2만 명이 목숨을 잃는다.
결국, 코로나 유행병도 사라지지 않고 독감처럼 변형을 일으키면서 살아남을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마스크를 벗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마스크 없는 세상은 결코 돌아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상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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