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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올림픽 골프

샌프란시스코 메아리 2021. 8. 8. 14:02

넬리 코다 선수가 마지막 퍼팅을 성공하고 있다.
금메달을 따낸 코다 자매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리디아 고가 지나마면서 바라보고 있다.
김효주, 김세영 한국 선수가 폭염을 피해 쉬고 있다.

집에서도 늘 목금토일은 LPGA 골프 경기를 시청했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낯설지 않았다.

 

도쿄올림픽 금메달은 예상대로 이번 시즌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3승을 기록한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23·미국)에게 돌아갔다. 은메달은 이나미 모네(22·일본)에게

동메달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4)가 차지했다.

같은 유니폼으로 차려입은 한국 선수들은 선전했으나 메달을 따내지는 못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은 딴 박인비 선수에게 2연패를 걸었으나 무산됐다.

부담감이 꽤 있었을 것이다. 표현하거나 말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은 욕심이 다 있으니까.

대회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퍼팅이 너무 안 들어가니까 김이 빠져서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얼마나 속이 탔겠는가.

 

한국 선수들이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하니까 관심은 한국인 뉴질랜드 선수 리디아 고에게

집중됐다.

리디아 고는 6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 가서 골프를 시작했다.

리디아 고는 201410대 나이에 최연소로 10승을 거둔 골프 천재다.

리디아 고는 한국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며 현재 고려대학교 재학중이다.

금메달을 딴 넬리 코다나 동메달을 딴 리디아 고는 장타를 치는 선수들로 티샷도 볼만했다.

언제나 첫 티샷이 가장 긴장되기 마련이다.

잘 나갈지, 잘 쳐야 할 텐데 하는 착잡한 마음이 늘 존재한다.

아무리 잘 치는 선수라고 해도 하루에 한두 번은 실수가 나기 마련인데, 만만치 않은

거리에서도 그린을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었다.

한점도 흔들림 없이 정확한 샷을 구사하는 두 선수의 기량이 놀랍다.

특히 금메달리스트 넬리 코다의 퍼팅 정확도는 자로 잰 듯 한 번도 빗나가는 예가 없었다.

2라운드에서 11번 버디를 기록했다가 18번 홀에서 2점을 까먹는 보기를 범했을 정도이니까.

 

2020 도쿄올림픽 골프 경기가 열리는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은 일본에선 손에 꼽는

명문 골프장이면서 아마추어 골프의 요람이자 상징으로 불린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골프장은 여러 차례 보수 공사를 했고 2016년 올림픽을

위해서 톰과 로건 파지오 부자가 리노베이션 해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코스 전체는 숲으로 둘러싸인 36홀 코스(·). 올림픽은 동 코스에서 열렸다.

코스 곳곳에 호수와 벙커, 나무가 많다. 경사진 페어웨이를 잘 공략해야 하고,

나무를 피하는 정교한 샷을 요구했다.

남자 경기는 파717,447야드로 열렸지만, 여자부 경기는 6,648야드로 짧다.

골프 코스를 디자인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골퍼들을 괴롭힐까? 하며 머리를 짜내고,

골퍼들은 어떻게 하면 코스를 쉽게 공략할 수 있을까? 머리를 쓴다.

100년 넘는 역사적인 골프 코스답게 키 큰 고목이 많다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이다.

컨트리 클럽이 아마추어를 위한 골프장이어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60명 중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골프 코스이다. 심지어 일본 선수들도 밟아보지 못한 코스이다.

올림픽만큼은 IOC 산하 국제 골프 협회에서 주관하기 때문에 골프 코스를 선정하는 것도

IOC에서 지정한다.

 

3라운드까지 날씨가 더워서 골퍼들이 이동할 때 양산을 쓰고 가야만 했다.

남자들의 시합이 벌어졌을 때는 태풍이 지나간 다음이어서 날씨가 시원했고

잔디도 부드러웠다.

그러나 여자 시합이 벌어지는 날은 태풍이 오기 바로 직전이어서 바람도 없고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같은 코스에서 남자, 여자 시합이 벌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2014PGA에서 한 번 있었고 이번이 처음이다.

테니스의 경우 남녀 시합이 있을 경우 Lady First 원칙에 따라 여자 시합이 먼저 열리고

그다음에 남자 시합을 치른다.

그러나 골프의 경우 남자 시합이 먼저 열리고 그다음에 여자 시합이 열린다.

뒤미처 열리는 여자 시합은 당연히 잔디가 처음 같지 않다.

여자 시합 기간 내내 날씨가 더워서 골퍼들이 고생이 많았다.

잔디도 기온에 따라서 고르지 못하기 때문에 적응이 쉽지 않았다.

오전에는 약간 습도가 있어서 공이 잘 굴러가지만, 오후에는 잔디가 늘어져서 공이 나가지

않는다. 선수들이 알아서 오전 오후의 잔디 특징을 살펴보고 강약을 조절해야 했다.

 

은메달을 딴 일본 선수 이나미 모레(22)는 킥복싱으로 샷 퍼팅이 탄탄해 졌다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 시선을 끌었던 인도 선수 아디티 아쇼크는 2017년부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고 있지만, 아직 1승도 거둔 적이 없는 무명 선수로

세계랭킹은 200위에 불과한데 이번 올림픽 1, 2, 3, 4 라운드 내내 메달권 안에서

넬리 코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결국 4위로 마쳤지만,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에는 충분한 기회였다.

아이티 아쇼크의 캐디로는 늘 아버지가 캐디로 따라다녔는데 18세 소녀로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아빠의 도움을 받으며 공동 41위에 올라 화제를 모았던 그녀는

이후 대부분 투어에서도 아버지가 캐디백을 메고 다니면서 코치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엄마가 캐디를 맡았다. 아버지의 잔소리에서 벗어난 것이다.

원래 캐디의 주 임무가 거리 측정이어서 미리 필드에 나가 실제로 거리를 재보고 기록했다가

선수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건데, 과연 아쇼크의 엄마가 캐디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했을까?

시합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엄마는 그저 딸이 편안한 마음으로 시합을 치르도록 분위기를

밝게 해 주는 것뿐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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