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네 길을 매일 걷다 보면 어제와 오늘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금세 눈에 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수리하는 집이 많다는 점이다.
집수리라고 해서 조그마한 수리가 아니라 크게 고치는 작업이다.
집에 이어 붙여 집을 넓힌다거나, 부엌과 바닥을 새로 깐다거나, 정원의 거목을 베어버리고
새로 꾸민다는 식으로 거창한 공사를 서슴지 않고 벌린다.
이것은 전에 없던 새로운 현상이다. 하다못해 건축 재료를 파는 홈디포에 재료가 동이 날
정도로 잘 팔린다니 말해 무엇 하랴.
이를 증명이나 하듯 내가 홈디포에 들어가려 했다가 밖에 줄이 너무 길게 늘어서 있어서
포기하고 말았으니 집수리하겠다는 사람이 많기는 많은 모양이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에 집값이 껑충 뛰었고 또 뛰기 때문이다.
집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다 보니 새로 집을 산 사람은 살기 좋게 꾸미느라고 수리하고,
집을 팔려고 하는 사람은 수리해서 팔면 더 높은 가격에 팔리니까 수리하는 거다.
아무튼 집값이 오르면서 일어나는 현상들이다.
올라도 조금 올라야 말이지 한꺼번에 50%가 뛰니까 집값이 미쳤나 할 지경이다.
미국의 지난 7월 기존주택판매가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하면서 주택 구매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기존 주택 판매가 전월보다
24.7% 급등한 586만 채로 집계됐다. 7월 증가율은 NAR가 1968년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지난 6월 세워진 종전 기록(20.7%)을 한 달 만에 곧바로
갈아치웠다.
작년 같은 달 7월보다 무려 36% 급증하였다. 부동산이 대단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동네 길을 걸으면서 어느 집이 언제 세일로 나왔었고 얼마에 팔렸는지 꿰뚫어 볼 수 있다.
어느 집이 세일에 나올 거다 하면 곧바로 인터넷을 들춰보면 그 집의 역사가 고대로 나온다.
과거에는 얼마에 팔렸고, 누가 얼마 동아 살았고, 현재 주인은 누구이며 얼마에 집을
내놨는데 웃돈을 얼마를 얹어주고 샀다는 식의 정보가 고대로 뜬다.
집을 팔겠다고 내놓기만 하면 다음 날로 팔렸다. 그것도 10% 웃돈을 줘야만 걸려든다.
매물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이쯤 되면 복덕방은 가가호호 다니면서 더 많이 받아 줄 테니 매물로 내놓으라고 부추기며
다닌다.
집값은 코로나 사태 이후 급격하게 치솟고 있다.
정부에서 돈을 찍어대니 시장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났고, 그 돈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오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은행 융자 이자는 역사상 최하로 떨어졌으니 은행에서 대출 받아 집을 사 놓기만 해도
경제가 정상으로 회복되면 싼 이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미 돈은 버는
거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지금 당장 집을 사려고 덤벼드는 사람이 많아졌다.
또 다른 이유는 코로나 사태로 출근하지 못하고 집에서 근무해야 하는 시기가 길어지면서
월급 생활하는 사람도 집을 사는 게 낫다고 덤벼들기 때문이다.
월세로 살면 세금 공제 항목이 없어서 세금을 고스란히 다 내야 하지만, 집을 월부로 사면
월부금의 이자는 물론이려니와 집을 사무실로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도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러 저런 세금에 관한 혜택은 월급 생활자에게는 커다란 도움이 되고도 남는다.
혜택으로 치자면 돈 문제만이 아니다.
아파트에 살면서 재택근무를 하면 집 공간이 좁아서 따분하고 지루하지만,
내 집에서 근무하면 공간이 넓어서 여유롭게 활동할 수도 있고 근무가 끝나면 집 밖에 나가 한적한 동네를
즐길 수도 있다.
아무튼 코로나 사태로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 집을 사는 방향으로 돌아섰다는 것도 집값을 부추기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한국 문재인 정부에서는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지난 25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에 출석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추세로 가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에 국민 다수가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도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실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지금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경제, 금융이 맞물려 돌아간다.
부동산 가격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이 오르면 곧 따라서 한국도 오른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렇지 돈이 엄청 많이 풀렸는데 앞으로 인프레이션이 일어날 거라는 건
불을 보듯 빤한 게 아니냐.
미국 주택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를
볼 때 지금이 주택 구매의 적기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 나와 있는 주택 재고의 부족 현상이 주택 가격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택 가격이 내려가길 기대하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주택 매물이 늘어나고 가격 하락 현상이 나타날 정도면 심각한 경기 침체로 보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말은 한국 문정부의 말과는 달리 아직도 집값이 오르는 중이라는 의미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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