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산벚꽃나무에 꽃이 만발하다. 꽃잎이 바람에 날려 눈처럼 떨어진다. 꽃도 햇볕이 따스해서 나른한 모양이다. 잡고 있던 동무 손을 놓고 될 대로 되라 하고 떨어진다. 봄볕 햇살이 따사해서 바람 잠바를 벗어들었다. 런닝셔츠 바람이 신선하고 산뜻하다. 봄은 언제나 새로운 힘을 돋아나게 한다. 작년 이맘때 쯤 이었다. 수상한 소식이 들렸다. 소식은 공포를 담아 들고 잽싸기가 제트기보다 빨라서 지구를 금세 돌아 내게까지 다가왔다. 공포는 점점 불어났다. 뉴욕에선 하루에 4천 명씩 죽어갔다. 이게 가상 세계가 아니라 현실이었다. 3월에 한국에 나가려고 예약했던 비해기 표를 취소했다. 취소하는 사람이 나만이 아니라는 것은 비행사에 전화해 보고 금세 알았다. 연기해 주면서 언제든지 다시 예약을 받아줄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