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2

술에 취한 사람들

김일성 동상 앞에서 허리가 부러지도록 굽이고도 모자라서 왜 더 구부러지지 않느냐고 한탄하면서 충성심 경쟁을 벌리는 모습. 가짜 술에 취한 사람들. 어느 의원님께서 최근 이 후보와 윤 후보를 겨냥해 각각 ‘썩은 술’, ‘덜 익은 술’, 그리고 안 후보를 ‘잘 숙성된 술’이라고 평가했다. 이때를 놓칠세라 북한 선전 매체 메아리는 이날 남한의 ‘술꾼’이라는 필명으로 올린 ‘술꾼의 투시’라는 글을 썼다. 이 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푹 썩은 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덜 익은 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막 섞은 술’에 빗댔다. 참 어처구니없는 말장난처럼 들린다. 사실 솔직히 말해서 김정은은 가짜 술이다. 김일성이 가짜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 가짜에서 태어난 손자도 가짜인 것이다. 가짜..

한국 2021.11.23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듣고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래 일본 정부와 매끄럽지 못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의 정상 회담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반도체 원소재 수출을 정부 허가제로 하겠다는 어깃장을 받아들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었다. 아베 후임으로 총리가 된 스가 요시히데와도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가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기대를 걸어봤으나 이번에도 역시였다. 엊그제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독일 메르켈 총리, 호주 모리슨 총이 등 각국 정상들과 돌아가면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G20 정상회의는 이름 그대로 정상들이 모여서 자연스럽게 만나고 문제를 풀 수 있는 기회의 장인 것이다. 이번에도..

한국 2021.11.16

95세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여왕은 지난 주 병원에서 하룻밤을 묵은 이후 첫 접견을 실시해 화상통화를 통해 두 명의 대사를 만나고 있다 95세의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은 윈저 성에서 주영 한국 김건 대사와 마커스 라이트너 주영 스위스 대사를 접견했다. 이번 접견은 윈저 성에서 화상으로 이루어졌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글로벌 투자 정상회담을 주최한 이후 건강검진을 위해 하루 입원했다가 업무로 복귀하고 첫 번째 접견이었다. 이날 오전 김 대사 부부는 마차를 타고 대사 관저에서 런던 버킹엄궁에 도착해 윈저성에서 여왕을 화면으로 접견했다. 김 대사는 도포와 갓을 쎴고 아내는 한복으로 차려입어 한 껏 멋을 부렸다. 9일 임명된 대사는 외교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과 영국 간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

한국 2021.11.01

단풍의 진수 백담사 가는 계곡

한국에서 사는 지인들이 단풍 보러 설악산에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가 보았던 설악산이 떠오른다. 단풍 구경하면 설악산이다. 그만큼 설악산의 단풍은 유명세를 떨친다. 설악산에서 단풍 볼만한 골짜기가 한두 군데더냐. 다 돌아다녔다고는 할 수 없으나 가을이면 배낭을 메고 쏘다니던 때도 있었다. 그때도 10월 말이었다. 백담사에 가려고 무작정 혼자서 버스에 올랐다. 백담계곡 입구에서 점심을 든든히 먹어둬야 했다. 음식점이 많았고 음식점마다 황태 전문집이었다. 황태 산지라는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집집마다 장작불 태우는 냄새가 은은한 게 향기로웠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건 황태정식 한 상에 5,500원이었는데 황태구이 한 마리, 황태국, 명란 두 쪽, 비지찌개, 각종 산나물 그리고 또…… 반찬이 너..

한국 2021.10.30

탈북인들이 해야 할 일

요즈음 탈북인들의 유튜브가 자주 눈에 띄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데 탈북 여성들은 하나같이 남한이 천국 같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배부르고 등 따스한데다가 항시 찬물 더운 물 나오지, 수세식 화장실에 전기 끊기지 않지, 먹을 거리, 볼 거리, 즐길 거리 많지, 내가 죽든지 살던지 감시하는 사람 없으니 살 것 같다. 북한에서 살 때와 비교하면 천국이 맞다 하겠다.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하는 북한 땅에서 그저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도둑질이든 못 할 짓이든 닥치는 대로 하면서 생명을 유지하던 사람들이다. 먹을 게 없어서 당장 죽어가는 마당에 인간 존엄이 무슨 존엄인가? 일단은 먹을 게 풍족한 남한에서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남한에 오니까 작으나마 거처할..

한국 2021.10.28

문 대통령이 꼭 들어야할 탈북민들의 증언

유튜브를 통해서 탈북 여자들 이야기 듣는데 빠졌다. 처음부터 빠져들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고 그냥 유튜브에 나돌기에 심심풀이로 시청했는데 듣다 보니 이게 그냥 들어 넘길 이야기가 아니다. 목숨을 건 사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탈북에 성공한 사람은 불과 20%에 속한다니 나머지 80% 생명은 어떻게 되었겠는가? 현재 한국에 탈북민이 3만 6천여 명인데 이 숫자가 탈북을 시도한 사람들의 20%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이다. 나머지 80%인 1백 4십 4만여 명은 생사가 불분명하다. 이것은 생사의 심각성을 넘어서 인간 존엄의 문제인 것이다. 한반도 5000년 역사 속에 지금의 북한처럼 인간의 가치가 무너져 내린 예가 일찍이 없었다. 이러한 사실조차 외부에서는 알지 못하게 막아서는 북한 정권을 올바른 정권..

한국 2021.10.26

한국이 미국보다 살기 좋은 이유 10가지

1. 병원 걱정이 없다. 한국에선 병원에 큰돈 안들이고 다닐 수 있다. 조금만 아파도 언제든지 병원에 간다. 전국민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서 누구나 주민등록 번호만 대면 적은 비용으로 병원을 드나들 수 있다. 주민등록 번호 없는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은 그렇지 않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인들은 개인 건강보험이 있어서 언제든지 병원에 간다.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도 누구나 병원에 갈 수 있다. 다만 재산 형편에 따라서 재산 없이 가난한 사람은 국가가 내주고, 재산이 많은 데도 건강보험에 들지 않은 사람은 병원 비용을 물린다. 외국인이나 유학생은 별도로 건강보험을 들어야 한다. 마치 외국 여행을 떠날 때 보험을 드는 것처럼. 한국 병원에 가면 속 시원하게 병명을 가르쳐 주고 치료에 들어간다. 미국 병원..

한국 2021.10.07

모발 성장 촉진제

샤워하다가 찌꺼기를 걸러내는 하수구 덮개를 보았다. 머리카락이 잔뜩 모여있다. 걷어내서 버린 게 한 주먹은 된다. 걷어 버린 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또다시 빠진 머리가 한 옴큼이다. 무슨 머리가 맥없이 빠지는가. 나는 얼마 남지 않은 머리가 빠지는 걸 볼 때마다 내가 늙어가는 모습을 확인이라도 하는 것 같아서 서글프다. 이러다가 머리가 다 빠지면 그날이 마지막 날이 될 것처럼 느껴진다. 삼손처럼.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누군가? 전화 걸어올 사람이 없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전화기를 귀에다가 댔다. “안녕하셨어요, 고객님. 모발 성장 촉진제 문의하셨지요?” 상냥한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 덜컥 겁이 났다. 이 여자, 내가 머리 걱정하는 걸 어떻게 알고 전화를 걸지? 귀신에게 홀렸나? 했다. “우리 회사..

한국 2021.08.23

코로나 시대에 목욕탕 풍경

뜨거운 물을 욕조에 받아놓고 목까지 물이 차도록 몸을 더운물에 담그고 누웠다. 눈이 스르르 감긴다. 따듯한 물이 주는 감미롭고 평온함을 마음껏 즐겼다. 아마도 엄마 배속이 이러하리라. 나는 몰랐는데 나중에 아내가 하는 말이 목욕탕을 들여다보았더니 코를 골고 자더란다. 목까지 차는 더운 물속에서 코를 골며 잤다니! 믿기지는 않았으나 그랬을 것이다. 친구가 왜 전화를 안 받느냐고 묻는다. 목욕하느라고 못 받았다고 했다. 샤워나 하지 무슨 목욕이냐는 것이다. 한국에 가면 목욕탕에 갈 수 없어서 미리 집에서 목욕하고 가는 거라고 변명 아닌 설명을 해 주었다. 한국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목욕탕에 들려 한 꺼풀 벗기고, 이발까지 하고 나면 새사람이 된 것처럼 개운하고 기분이 좋았는데, 요새는 한국에 가도 코로나 때..

한국 2021.08.16

풀꽃이 잠시도 못 참고 콕 꼬꾸라지더먼.

먼동이 트기에 밖으로 나갔다. 이일 저일 바쁘지만, 이 나이에 건강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더냐. 하루하루가 더운 날이고, 더운 날 중에서 머리가 가장 맑을 때가 아침이지만 그 귀한 아침 시간을 걷는 데 쓰기로 했다. 조금이나마 더위를 피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 대로변 옆을 따라가면서 자투리 땅을 공원화해서 숲길이라면 숲길일 수도 있고, 아니라면 아닐 수도 있는 어설픈 숲길로 들어섰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이 걷는다. 전에는 이 숲길을 혼자서 걸었는데 코로나 유행병 때문에 걷는 사람이 많아졌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나라고 벗을 수도 없다. 숲길이 주는 혜택으로 피톤치드라도 마셔볼까 했는데 마스크를 벗어서는 안 된다니 마스크가 피톤치드 흡입을 막아대는 바람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좁은 숲길을..

한국 2021.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