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49

야외 이발소

코로나19이건 말건 머리는 사정없이 자라고 만다. 달 반 만에 다시 머리 깎으러 먼 길을 떠났다. 고속도로로 한 시간이나 달려갔다. 가기 전에 전화를 걸어보고 열었는지 안 열었는지 확인하려 했으나 허탕이다. 전화벨이 아무리 울려도 받지 않는다. 아무려면 한국 사람이라 그렇겠지 하고 가 보았다. 창문에는 ‘이발’이라는 빨간 네온사인이 켜있다. 아침 열 시인데 문이 열려 있다. 내가 첫 손님인 것 같다. 전화를 안 받기에 이발사가 지금 출근했나 했다. 몇 시에 문을 여느냐고 물어보았다. 아무 때나 손님 있으면 연단다. 그러면 왜 전화는 안 받았느냐고 한마디 해 주려다가 그만뒀다. 머리 깎으면서 한다는 이야기가 애들 때에 서울 혜화동에서 놀던 이야기를 한다. 듣고 보니 나와 같은 혜화초등학교를 나왔다. 부인도..

미국 2020.08.10

고령에 학위 취득한 사람들 톱10

여기서 주목 받은 10명의 대학 졸업생들은 여러분이 배움을 멈추기에는 아직 늙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사람들은 모두 지식에 목말라하며, 과거에 얽매어 있기를 거부하는 비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사각모 끝자락에서 나불대는 태슬이 우리 모두에게 감명을 주고도 남는다. 1. 레오 플라스(Leo Plass) 99세 플라스는 그가 겨우 20살이었을 때 1932년에 대학을 중퇴했다. 학교를 그만 두고 벌목공으로 일했는데 급여가 너무 좋아서 일을 그만 둘 수 없었다. 하지만 학문적 포부를 결코 잊은 적이 없다. 마침내 2011년 99세의 플라스는 이스트 오레곤 대학에서 Associates Degree를 취득했다.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학생의 졸업으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2. 노라 오흐스(Nola Och..

미국 2020.08.07

지금이 휴대전화 시대인줄 모르는 사람.

모두가 다 휴대전화를 갖고 있고, 모두가 휴대전화 보느라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휴대전화 때문에 각종 사고가 빈발한다. 휴대전화를 보면서 길을 건너다가 교통사고가 났다느니, 맨홀에 빠졌다는 따위의 뉴스는 뉴스도 아니다. 휴대전화 보느라고 목 디스크가 생겼다느니, 시력을 잃었다는 소리도 들린다. 커피숍에 가 봐도 혼자나 둘이 앉아 있는 사람은 여지없이 휴대전화 들여다보고 있다. 공원에 가 봐도 심지어 등산해도 산 정상에서 휴대전화 잘 터지는지 확인이라도 해 보려는 투로 휴대전화 화면에 나이키 로고를 그린다. 휴대전화 유행은 끝났고, 없이는 생활을 지탱해 나가지 못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나도 휴대전화에 중독되다시피 셀폰을 들고 다닌다. 꼭 받아야만 하는 전화가 있어서가 아니라 들고 다녀야만 하는 필수 도..

미국 2020.07.29

겁나는 코로나19 재확산

비는 없고 따가운 태양 아래 바람만 스쳐 지나가는 캘리포니아의 여름날은 지루하고 따분하다. 지난 겨울비에 정강이까지 자란 풀이 바싹 말라 성냥불을 그어대면 금세 불바다가 될 것처럼 말라 있다. 황금빛으로 변해버린 동산을 걷는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언덕이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지 않는 구석이 없다. 토요일 공원 앞을 운전해 지나가면서 피뜩 본 거지만, 복작대는 사람들이 마치 벚꽃놀이에 몰려드는 무리 같다. 갈 곳이 마땅치 않은 판국에 만만한 게 공원이어서 공원으로 몰려든다. 진작, 공원을 내 집 마당처럼 즐기던 나는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물려주고 멀리 뒷길을 걷는다. 어디나 뒷길은 인적이 드물어 그런대로 자연이 살아있다. 나를 위시해서 사람은 자연파괴에 주범이다. 야생동물이 사람만 보면..

미국 2020.07.27

코로나 이후 로마의 스페인 계단

역사적 유물 중의 하나인 로마의 유명한 스페인 계단에 앉아 있는 것은 이제 심각한 벌금을 물게 될 수 있다고 Washington Post가 보도 한 게 지난해다.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을 연상시키는 1953년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잘 알려진 전설적인 장소 스페인 계단에서 어슬렁거리는 오랜 전통은 이제 더는 볼 수 없게 되었다. 로마 관리들은 이 도시가 역사적, 예술적, 기념물적 유적지인 관계로 함부로 훼손하는 사람들에게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규정은 분수대로 뛰어 드는 것에서부터 웃통을 벗은 채로 로마 거리를 걷는 것까지 도덕적 행위에 맞지 않는 관광 행동을 억제하려는 시도이다. 또한 역사적인 기념물이자 18세기 유네스코가 세계 유산인 스페인 계단에 앉거나 누워있는 것도 위법으로 규..

미국 2020.07.22

넉 달 만에 머리 깎던 날

코로나 팬데믹으로 난생처음 넉 달이 되도록 머리를 깍지 못했다. 하얗고 긴 머리가 귀를 덮고 늘어지는 게 산신령 같다.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다. 어떻게 해서라도 머리 깎는 곳을 찾아내야 한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도 그렇지 넉 달이 넘도록 이용업은 규제를 풀지 않으니 어디서 머리를 깎으란 말인가? LA 지역은 카운티에 따라 여는 지역도 있다던데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9개 카운티가 모두 열지 못 한다. 미장원도 안 열어서 헤어컷을 아는 사람들끼리 컷해 준다고 들었다. 바로 지난주의 일이다. 산타클라라 카운티만은 이용실을 연다는 반가운 뉴스다. 제때 전화로 확인하니 한국인 이발소가 열었단다. “얼씨구 이게 웬 떡이냐“ 단숨에 달려갔다. 고속도로로 한 시간을 달려 찾아갔다. 처음 가보는 이발소인데 조그마한 게 지..

미국 2020.07.20

돈이 쓰고 싶어도 쓸데가 없는 사람들

옆집 미세스 휄슨은 이혼녀다. 부동산 부자와 살다가 이혼 했으니 위자료 꽤나 받았을 것이다. 그녀가 돈 쓰는 거 보면 짐작이 간다. 미용사가 집에 출장 와서 머리해 주고, 꽃집에서 매주 직접 와서 새 꽃으로 바꿔주고 간다. 하우스크리너는 물론이려니와 가드너도 일주일에 두 번씩이나 와서 무슨 청소를 그렇게 오래 하는지 깔끔히 치워주고 간다. 오늘은 아침에 단골 페인터 세 명이 와서 담장을 흰색 페인트로 칠하는가 하면 집밖에 달린 하우스 라이트를 뜯어 내려놓고 분해해서 닦는다. 가끔씩 트레이너가 들러 개인 운동을 지도해 준다. 아니면 고급 폴쉐를 끌고 오는 트레이너가 애인인지도 모른다. 미세스 훨슨은 돈은 많은데 쓸데가 없어서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면 마구 뿌리는 것처럼 보인다. 아들이 둘인데 큰아들은 우리 ..

미국 2020.07.15

달라이 라마의 장수 비결 팁 5가지

달라이 라마는 7월 6일 85번째 생일을 축하했다. 그의 목표는 110세까지 사는 것이다. 그는 장수는 자신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사람에게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텐진 갸토 태생인 제14대 달라이 라마는 명상과 영성의 중요성을 공유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 그의 건강관리는 자기중심적이고, 흐트러짐 없는 명상을 중요시 한다. 달라이 라마가 규칙적으로 하는 몇 가지 자기 관리를 눈여겨보자. 1. 수면 일정 유지 달라이 라마는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오후 7시에 잠자리에 든다. 그는 하룻밤에 8시간 잠을 잘뿐만 아니라 수면 일정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일관된 수면 일정(예, 주말에도)을 유지하는 것은 휴식을 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2. 매일의 명상 명상은 달라이 라마의 일상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

미국 2020.07.10

코로나 팬테믹으로 달라진 7가지

1. 졸업식이 사라졌다. 동네 한 바퀴 돌다보면 앞 정원에 ‘Class of 2020' 픽켓 사인이 꽂혀 있는 집을 흔히 볼 수 있다. 올해 고등학교 졸업생이 있다는 이야기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졸업식을 못하게 되는 바람에 각자 집 앞마당에 졸업했다는 팻말을 꽂아놓는 것이다. 팻말이 일률적으로 똑 같은 거로 봐서 학교에서 나눠준 모양이다. 어떤 집은 자동차에 2020 졸업이라는 낙서를 잔뜩 해놓고 몇 날을 즐긴다. 졸업식도, 졸업 파티도, 졸업 만찬도 하지 못한 졸업생이 딱하고 불쌍하다. 2. 파티가 사라졌다. 코스트코 케이크 섹숀에 가보면 십여 명이 나눠 먹을 수 있는 대형 케이크는 사라졌다. 지금은 작은, 다섯 명 미만이 먹을 수 있는 케이크만 판다. 공원에서도 파티를 못하게 되어 있다. 바비큐 구워..

미국 2020.07.06

코비드19 시대의 장례식

눈 깜짝할 사이에 전통적으로 슬픔의 과정을 통해 고인을 추모하던 매장 의식이 바뀌었다. 이탈리아는 전통적인 장례식을 금지했다. 전 세계 국가들(미국 포함)은 서비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수에 제한을 둔다. 장례식에 모일 수 없다면 애도는 아주 복잡해진다. 60세 이상의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들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데 가장 어려운 시기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COVID-19의 고위험군에 속한 노인들은 10명 이하의 모임일지라도 피하라고 권고했다. 이런 사실들을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어서 장례식에 참석하지 말고 집에 머물러 있으라고 권고한다. 장례식장에서는 추도식은 나중에 실시하라고 옵션으로 남겨 두기도 한다. 전화 통화는 중요하다 우리가 직접 함께 애도할 수 없다면 어떻게 위로를 제공할 수..

미국 2020.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