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이건 말건 머리는 사정없이 자라고 만다. 달 반 만에 다시 머리 깎으러 먼 길을 떠났다. 고속도로로 한 시간이나 달려갔다. 가기 전에 전화를 걸어보고 열었는지 안 열었는지 확인하려 했으나 허탕이다. 전화벨이 아무리 울려도 받지 않는다. 아무려면 한국 사람이라 그렇겠지 하고 가 보았다. 창문에는 ‘이발’이라는 빨간 네온사인이 켜있다. 아침 열 시인데 문이 열려 있다. 내가 첫 손님인 것 같다. 전화를 안 받기에 이발사가 지금 출근했나 했다. 몇 시에 문을 여느냐고 물어보았다. 아무 때나 손님 있으면 연단다. 그러면 왜 전화는 안 받았느냐고 한마디 해 주려다가 그만뒀다. 머리 깎으면서 한다는 이야기가 애들 때에 서울 혜화동에서 놀던 이야기를 한다. 듣고 보니 나와 같은 혜화초등학교를 나왔다. 부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