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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연속 소설 '탁란' 마지막 회

9. 현아는 예전처럼 엄마와 함께 살고 있었다. 거실엔 골동품이 더 많아진 것 같았고 벽에 걸려 있는 뻐꾸기시계에서 “뻐꾹! 뻐꾹!” 하며 시간을 알리는 소리도 여전히 들렸다. 뻐꾸기는 늦봄까지 짝을 찾지 못한 수컷이 처절하게 운다던데, 오늘따라 아주 슬프게 들렸다. 우려했던 것처럼 현아 엄마가 싫어하는 기색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서울은 온종일 안개가 끼었다. TV 뉴스에서는 미세먼지가 위험수위라며 외출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한다. 그다음 뉴스로 25년 전에 스웨덴으로 입양 간 에바 에릭슨이란 숙녀가 친어머니를 찾았다는 뉴스를 보여 준다. 나와 비슷한 사례여서 관심이 쏠렸다. 그동안 친어머니는 딸을 애타게 찾아다녔다면서 모녀 상봉 장면을 보여 주었다. 뉴스를 보면서 어쩌면 나의 친엄마도 미치..

소설 창작 2021.10.24

크루즈 여행 다시 시작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지 않았는데 크루즈 여행? 코로나 팬데믹에서 가장 피해를 입은 업종중의 하나가 크루즈 여행일 것이다. 전 세계 크루즈 여행이 모두 중단되었으니 말이다. 중단 된지 1년 6개월이 되던 지난 6월에 시험 삼아 크루주선이 시동을 걸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가하면 친구가 애인과 함께 크루즈 여행 예약을 했다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여행은 내년에 지중해로 떠나는 상품이지만 어딘가 께름칙한 게 영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이후 지난 6월 처음으로 미국 승객들을 태우고 출항한 크루즈선 ‘셀리브리티 밀레니엄’호에서 탑승객 2명이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나타냈다고 크루즈선사 로열 캐리비안 그룹이 밝혔다. 한 방을 썼던 이들 두 사람은 양성반응을 나타냈음에도 불구, 모두 무증상 상..

미국 2021.10.22

이발소 가는 길

지금은 코로나 시대가 돼서 이발소도 예약하고 오란다. 이발소에 앉아서 노닥이는 것도 방역 위반이 돼서 예약은 필수가 되고 말았다. 내가 단골로 다니는 ‘최 이발소’는 살림집 뒷마당 구석에 조그마하게 아이들 놀이방처럼 지어놓고 이발소로 활용하고 있다. 최 씨도 열심히 돈 벌어야 할 나이가 지났으므로 월요일하고 목요일은 쉰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월요일에 전화를 걸면서 머리 깎느냐고 물어보았다. 내일 오라고 하기에 오전 11시로 예약을 해놓았다. 예약 시간에 맞춰 이발소에 갔는데 떡하니 어떤 아이를 앉으라고 하면서 나보다 먼저 깎아 준다. 하는 수 없이 기다리고 있다가 머리를 깎았다. 이발료를 지불하고 나오려는데 이발사 최 씨도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미안했던 모양이다. ‘다음부터는 예약하고 오세요’하는 게 ..

문학 2021.10.19

주말 연속 소설 '탁란'

8. 날씨가 매우 변덕스럽다. 잔뜩 흐린 날씨에 가끔 천둥, 번개가 치곤 했다. 당장 결단이라도 날 것처럼 구름이 내려앉더니 비가 쏟아지다가 뚝 그치면서 언제 비가 왔느냐는 식으로 맑게 개었다. 결국, 현아와 현아 엄마는 철수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스티브는 자기 아이로 치지도 않았다. 현아 엄마는 여전히 헬리콥터 맘 노릇을 톡톡히 했고, 현아는 엄마에게 치사하리만치 질질 끌려다녔다. 떠나기로 한 날을 며칠 앞두고 나는 현아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 현아는 남고 엄마 혼자 가시라고 하면 안 될까? 어렵게 현아에게 말을 걸었으나 그녀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 설혹, 헤어지더라도 우리는 전과 같이 친구야. 그녀가 듣든지, 말든지 나는 다짐하듯 현아에게 말했다. 현아와 현아 엄마는 짐을 꾸..

소설 창작 2021.10.17

알다가도 모를 세상

2년 하고도 반년 만에 멀리 길로이 아웃렛 쇼핑센터에 갔다. 거의 70~80 개의 상점들이 몰려 있는 거대한 아웃렛 쇼핑센터다. 일 년에 봄가을 두 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녀오던 쇼핑센터인데 코로나 때문에 가지 못했다. 더군다나 쇼핑센터도 문을 닫았으니까 가나마나였을 것이다. 오랜만에 가서 본 쇼핑센터는 한가하기 짝이 없었다. 텅텅 비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유명한 네임브랜드라고 해서 들려보면 손님은 거의 나 혼자다. 뉴스에서 경기가 살아났다고는 해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사람들은 쇼핑하는 걸 잊어버렸든지 아니면 쇼핑 안 하고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는 걸 터득했던지 아니면 예전에 사다 놓은 옷들이 많아서 입지 않던 것들을 꺼내 입든지…… 아무튼 쇼핑하는 사람이 없었다. 대형 음식 코너가 있던 자..

미국 2021.10.16

팬데믹 기간에 항공기 여행은 안전한가?

신대륙인 미국은 구대륙의 국가인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처럼 오래된 교통망이 없어서 모든 장거리 교통을 비행기에 의존한다. 유럽이나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 국가들은 오래된 도로와 철도가 발달해 있는데 비해서 미국은 철도보다는 자동차나 항공편 위주로 되어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맞으면서 미국의 항공편은 직격탄을 맞았었다. 거의 운항을 중단하다시피 했다가 이제 겨우 숨통이 트였다. 국내선은 전 노선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왔고 승객도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국제선은 거의 막혀 있는 것이나 매한가지이다. 여행객이 없고, 비즈니스로라도 자유로이 드나들 수가 없어서 국제선은 거의 막히다시피 했다. 꼭 다녀와야 할 사람들만 비행기를 이용하는데 이것 역시 제한이 많고 특히 여행 상대국에서 입국을 환영하지 않는 편이어..

미국 2021.10.14

미국이 한국보다 살기 좋은 이유 10가지

한국보다 미국이 살기 좋은 이유가 뭘까? 내가 카톡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다음과 같이 나왔다. 1. 미국은 기회의 나라다. 2. 치열한 경쟁이 없는 나라다. 3. 남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4. 서민도 골프를 친다. 5.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있어서 좋다. 6. 노력한 만큼 거둘 수 있다. 7. 남을 따라하지 않고 나 좋으면 하는 나라. 8.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같이 어울려 식사하고 논다. 9. 아웅다웅 싸우지 않고 긴장을 풀고 느리게 산다. 10. 나이나 성차별이 없다. 모두 맞는 말이다. 거기에다가 더 보탤 게 있다면 물가가 한국보다 싸다는 점이다. 물론 집값도 싸고. 이런 것들은 미국에 적응하고 오래 살다 보면 눈에 띄는 것들이다. 서울의 고층 건물, 지하철, 백화점, 극장과 공연 무대 등을 즐기..

미국 2021.10.12

주말 연속 소설 '탁란'

7. 작지만 붉은 장미 다발을 들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현아를 기다렸다. 현아는 오른손으로는 바퀴 달린 여행 가방을 끌고, 왼손으로는 네 살 먹은 아이 손을 잡고 걸어 나왔다. 마중 나온 사람들의 눈길이 내게로 집중되는 것 같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현아에게 꽃다발을 안겨주고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다. 아이는 철수라고 했다. 철수와 악수하고 번쩍 들어 안았다. 철수는 얼굴과 목덜미, 손등에 부스럼이 심했다. 나면서부터 아토피로 고생 중이란다. 고생도 고생 나름이지, 가려운 걸 못 긁게 하느라고 매일 전쟁이란다. 집에는 스티브와 할머니가 기다리고 있었다. 스티브는 엄마를 처음 본다. 계면쩍은지 얼굴이 빨개지면서 몸을 비비 꼬며 할머니 뒤로 숨어버렸다. 현아가 다가가 껴안고 한참을 더듬었으나 어색함을 달래기..

소설 창작 2021.10.10

한국이 미국보다 살기 좋은 이유 10가지

1. 병원 걱정이 없다. 한국에선 병원에 큰돈 안들이고 다닐 수 있다. 조금만 아파도 언제든지 병원에 간다. 전국민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서 누구나 주민등록 번호만 대면 적은 비용으로 병원을 드나들 수 있다. 주민등록 번호 없는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은 그렇지 않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인들은 개인 건강보험이 있어서 언제든지 병원에 간다.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도 누구나 병원에 갈 수 있다. 다만 재산 형편에 따라서 재산 없이 가난한 사람은 국가가 내주고, 재산이 많은 데도 건강보험에 들지 않은 사람은 병원 비용을 물린다. 외국인이나 유학생은 별도로 건강보험을 들어야 한다. 마치 외국 여행을 떠날 때 보험을 드는 것처럼. 한국 병원에 가면 속 시원하게 병명을 가르쳐 주고 치료에 들어간다. 미국 병원..

한국 2021.10.07

코로나 먹는 치료제 나온다?

미국 제약사 머크는 코로나19에 대해 먹는 알약을 통한 항바이러스 치료가 경증 또는 중증 환자의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50%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머크사 발표에 뉴욕증시는 급등했다. 머크발 호재에 여행주들은 물론, 사우스웨스트항공,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도 상승했다. 카니발과 노르웨이 크루즈, 로열 캐리비언도 상승했고, 카지노주인 시저스 엔터테인먼트, 월트 디즈니, 에어비앤비도 상승 마감했다. 반면 백신주인 모더나, 화이자와 바이오앤텍 주가는 급락했다. 머크 제약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는 모든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자체 연구 결과다. 머크는 몰누피라비르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아닌 중합효소를 표적으로 삼아 복제 때 유전암호 오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까닭에 변이 영향을 받지 않..

미국 202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