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49

빗물의 효험

내가 다니는 이발소는 가정집 뒷마당에 조그맣게 창고처럼 지어놓고 머리 깎는 집이다. 이발소가 처음부터 이런 식으로 영업하지는 않았다. 코로나19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뒷마당으로 밀려 나온 이발소이다. 어쨌거나 이발사가 머리를 잘 깎으면 됐지 그까짓 건물이 무슨 대수냐. 집에서 매일 할 일 없이 놀다 보니 이발소 가는 것도 나들이라면 나들이다. 가는 길에 한국 식품점도 들리기 때문에 아내와 함께 움직이는 게 일상이다. 이발사 부인은 남편 자랑이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여자다. 나는 이발사 부인한테서 여러 번 들어서 알고 있는 이야기를 이번에는 내 아내에게 신이 나서 말해 주는 모양이다. 이발사 부인의 이야기는 이렇다. 자기 남편이 이발을 잘해서 한국에서 이발할 때는 호텔에 불려 다녔다는 둥. 고객 중에는 ‘..

미국 2022.05.05

밖앗 나들이 '효도'

모처럼 점심을 먹으러 인앤아웃 버거집에 갔다. 실내 식탁이 허용됐다지만 그래도 께름칙해서 아웃도아 테이블에 자리 잡았다. 아웃도어 테이블이 널찍널찍하게 떨어져 있어서 코로나19에 안전해 보였다. 파라솔을 이고 있는 둥근 테이블이 6개 있는데 그런대로 깨끗했다. 우리야 늘 먹던 대로 햄버거와 후렌치 후라이에 마시는 건 그냥 맹물이다. 햄버거도 오래간만에 먹었더니 맛이 그만이다. 옆 테이블에는 50대쯤 보이는 백인 남자 중년이 동양인 할머니를 모시고 와 자리에 앉았다. 할머니는 적어도 90은 가까워 보였다. 할머니는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중년 남자가 햄버거를 사러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참 착한 아들이구나 생각했다. 아들이 어머니를 모시고 햄버거 먹으러 온 것이 분명했다. 한참 있다가 아들이 햄버거를 들고 ..

미국 2022.04.26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캘리포니아주 도시 6곳이 10위권에 들어갔고 샌프란시스코는 3위, 산호세 4위에 랭크했다. 불행하게도 LA는 54위로 만족도 낮았다.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에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가 선정되고, 10위권 안에 북가주 도시 3곳이 포함됐다. 프리몬트는 내가 사는 지역에서 얼마 떨어져 있는 곳이 아니다. 나는 이발하러 프리몬트에 간다. 개인금융 정보사이트 '월렛허브'(WalletHub)가 발표한 '2022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2022 Happiest Cities in the U.S.) 순위에서 전국 182개 인구밀집 도시 가운데 프리몬트가 1위를 차지했다. 프리몬트는 정신 및 육체적 건강, 개인소득 및 고용률, 지역사회 및 환경으로 분야를 나눠 도시별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

미국 2022.04.12

코로나 4차 접종을 맞고 나서

2번째 부스터를 맞고서 서너 시간 지났더니 으스스한 게 몸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자리에 눕고, 다음 날도 온종일 누워있었다. 삭신이 쑤시고 몸살감기 같은 증세가 이어졌다. 아내도 같이 맞았건만 아내는 하룻밤 자고 나더니 말짱하다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오래도록 지속됐다. 예방접종이라는 게 미약한 균을 조금 투입해서 면역력을 만들어놓겠다는 원리인데. 조금 투입한 균에도 맥을 못 추는 나 같은 체질에다가 진짜 균이 들어오면 어쩌겠는가? 까부라져서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누워만 있으면 잡념만 들어서 TV 뉴스라도 보아야 한다. 대단한 남성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미크론에 전염되어도 어떤 사람은 가볍게 지나가고 어떤 사람은 몹시 시달리다가 후유증까지 생기면서 직장마저 그만두어야 했다더니 새겨들을만 하다는 생각..

미국 2022.04.09

강간과 학살에서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러시아군.

1945년 우리나라 해방과 동시에 38도선 이북에 들어온 쏘련군들은 북한 주민들을 괴롭히고 강간을 일삼았다. 구 쏘련이나 러시아군은 원래 기강이 덜 잡힌 군대여서 전쟁도 무질서하게 치르다가 자신보다도 1/10 수준인 우크라이나군에게 밀려다니는가 하면 자신들보다 약한 아녀자들을 괴롭히고, 강간하고, 죽이는 범죄를 저지른다.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집단 성폭행이 발생하면서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미하일 팔린차크 사진작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20km 떨어진 한 고속도로에서 찍은 사진 속 갈색 담요 아래에는 민간인 남성 1명과 벌거벗은 여성 2~3명이 숨져 있었으며 이들 신체 일부는 불에 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민간인을 상대로 처형, 강간, 고..

미국 2022.04.07

2차 부스터를 맞고

토요일 아침 9시 반에 2번째 부스터 샷을 맞으러 카이저 병원으로 달려갔다. 지난해 9월, 첫 번째 부스터 샷을 맞던 그 자리에서 전처럼 고대로 벌어지고 있었다. 줄을 서 있는 것도 그렇고 접수하고 들어가는 줄도 6개월 전과 다른 게 없다.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생각났다. 한국에서 코비드 테스트하는 사람들 줄이 길다. 중국 샹하이에서 줄은 선 사람들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서 있다. 영국에서도 이탈리아에서도 지금 세계는 줄 서기 대회를 하는 것 같다. 누가 줄을 짧게 서느냐가 승리의 길로 가는 길이다. 드디어 줄 서는 사람이 없다고 먼저 선언하는 나라가 승자가 된다. 살다 보니 별별 경기가 다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수요일 백악관에서 전염병 현황에 대한 연설을 한 직후 두 번째 코로나19 예방주사..

미국 2022.04.05

더는 못 참아, 여행 떠나자

내가 처음 오레건 주의 'Crater Lake'를 가방문한 게 1970년 여름이었다. 거울처럼 맑은 호수 위에 작은 섬이 떠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건 없지만 화산으로 인한 천지가 그렇듯이 산 꼭대기에 호수만 달랑 있을 뿐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려 있던 여행업계가 해방을 맞았다. 오미크론 진정세와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등 일상 회복 단계에 접어들면서 여행에 나서려는 사람들이 급증, 미국 내 여행업계가 코로나19의 긴 동면에서 깨어날 채비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호텔과 항공료 등은 크게 올랐다. 코로나 상황이 풀리면서 몇 달 새 항공료가 30% 이상 치솟은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 상승은 항공료에 유류할증료 14%를 가산해서 받는다. 여행업계 대표는 “봄방학 수요가 ..

미국 2022.03.24

올봄은 봄다운 봄을 맞을 것 같다

올봄은 그런대로 봄다운 봄을 맞을 것 같다. 노란 수선화가 환하게 웃는 게 팬데믹으로부터 해방될 징조를 보인다. 얼마 만이냐? 바깥세상을 마음 놓고 활보할 수 있다는 게.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사람도 만나는 걸 자제하면서 움츠리고 살자니 얼마나 고생이 많았나. 손자들이 집에 와도 반갑게 맞아주지도 못하고 같이 모여서 식당에도 못 가고 삭막하기가 메마른 사막 같았다. CNN 방송이 말했다. "끝이 가깝다. 새로운 팬데믹 데이터는 적어도 일부에게는 조짐이 좋아 보인다" "팬데믹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은 적어도 정상에 가까운 봄과 여름을 맞이할 것 같다고“ 뉴욕타임스(NYT) 집계를 보면 미국의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확진자는 4만6천928명으로, 델타 변이로 인한 확산 ..

미국 2022.03.09

치매 치료 가능 ‘바이애그라’

최근 네이처에이징(Nature Aging)에는 바이애그라의 ‘실데나필’ 성분이 치매 치료에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소개됐다. 연구진이 700만명 분의 처방전 보험금 청구를 분석한 결과 실데나필을 복용하는 사람들에게서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기존에 유통되고 있는 약물의 용도를 바꿔 사용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신약 개발보다 비용이나 시간에서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치매 즉, 알츠하이머는 뇌 속에서 타우(Tau) 단백질과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판이 섬유질 엉킴(Fibrous tangles)이라는 현상을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유전자와 환경적 요인의 복잡한 상호작용도 알츠하이머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두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약..

미국 2022.02.24

미국 정부 ‘한국 여행 금지’ 권고

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면서 미국이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을 피하라고 밝혔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한국 여행 금지를 자국민에게 권고했다. 코로나19 수준을 최고 등급인 ‘4단계: 매우 높음’으로 상향 조정하고 이들 국가로 여행 가는 것을 피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은 코로나 확진자가 15일 오후 10시 현재 8만 6000명을 넘었다. 지난 9일 이후 엿새 동안 5만명대를 유지하다 단번에 급등했다. 코로나 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14일 하루 동안 코로나 사망자는 61명으로 지난달 18일 74명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많았다. 중증 환자도 314명으로 이틀 연속 300명대다. 닷새 연속 증가세다. 주요 병원에선 의료진 감염도 ..

미국 202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