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49

불편한 진실, 아시안 인종차별과 혐오

미국에서 주류를 이루는 백인이나 흑인들 사이에서 아시안(중국, 한국, 일본)을 얕잡아보는 경향이 없지 않다. 원인이야 다양하겠지만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시안에 대한 인종 차별이나 혐오로 보인다. 아시안 중에서 중국은 인구도 많아서 아시안 하면 중국인이 대표주자다. 지난주 수요일(9월 4번째 주) 샘 리카드로 산호세 시장은 과거 중국인들에게 자행한 인종 차별과 폭력의 역사에 관해서 사과했다. 이에 앞서 시의회는 1887년 산호세 차이나타운 방화에 대한 사과문을 승인했다. 산호세시의 중국 이민자들 후손에게 사과는 코비드-19 대유행 기간 동안 미국에서 반아시아적 증오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인종 차별의 유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세기 후반, 십대였던 중국인 영..

미국 2021.10.02

반드시 살맛나는 날이 오리라

코로나 백신과 독감 백신을 동시에 맞아라, 아니다 14일 후에 맞아라? 감기(Cold)와 독감(Flu: influenza)은 다르다. 우리는 가끔 감기와 독감을 혼동하는데 전혀 다른 병이다. 감기는 예로부터 있었던 병이다. 감기에 걸리면 콩나물국을 끓여서 고춧가루 한 숟갈 넣고 얼큰하게 먹고 난 다음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한 잠자고 나면 낫는다. 감기 증상은 콧물, 기침, 두통, 열이 나고 오한을 느낀다. 타이나 놀이나 아스피린을 먹고 푹 쉬면 다음 날 거뜬해진다. 하지만 독감은 다르다. 내가 독감(influenza)이란 말을 처음 들은 게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예전에는 독감이 그리 흔치 않았다. 지금처럼 매년 유행하지도 않았다. 어쩌다가 독감이 돈다고 하면 너도 나도 독감에 걸리는 걸 보았다. 독감에 ..

미국 2021.09.29

여름아 안녕!

어제도 덥고 오늘도 덥다. 캘리포니아에는 인디언 썸머라는 게 있어서 9월 20일쯤 되면 한바탕 더위가 휩쓸고 간다. 분수에 안 맞는 일을 가지고 우겨대는 인디언들을 빗대서 인디언 썸머라고 부른다.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미 서부지역 상당수 주들의 올여름 날씨가 기후 관측 이후 역사상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기록됐다. 또 전국적으로도 폭염이 기승을 부린 올해 6∼8월 기온이 미 역사상 최고치인 1936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이달 7일 라스베이거스는 화씨 108(섭씨 37.7)도를 기록했고 데스밸리 기온은 화씨 122(섭씨 50)도에 달했다. 덥고 건조한 기상 조건은 화재에 시달려온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주 등 북서부 지역 상황을 악화하는 심각한 위협이기도 하다. 건조하고 더운..

미국 2021.09.25

코로나 부스터 샷을 맞으면서

연방 정부에서 부스터 샷을 놓아줄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설왕설래했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부스터 샷 임상시험 결과 델타를 비롯한 3가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왕성한 항체반응을 생성했다’는 시험결과를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도 9월 20일(월요일)부터 부스터 샷(Booster Shot)을 놓아준다고 했다. 부스터 샷은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이다. 60세 이상 노인이나 의료 종사자들, 경찰관, 소방관, 일선에서 대중과 접촉해야 하는 요원에게 3차 접종을 놔 주기로 했다. 일요일 오후에 아내는 카이져 병원에 연습 삼아 백신 접종 예약을 두드려보았다. 기대했던 것도 아니었는데 금세 예약이 가능하다고 나왔다. 이게 웬 떡이냐 하고 곧바로 예약했다. 며칠 후에 적당한 날짜를 골랐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맛..

미국 2021.09.23

한인 일가족 등산길에 숨진 채 발견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과 그녀의 영국인 남편, 그리고 1살짜리 딸과 애완견이 시체로 발견된 때가 지난달 17일이었다. 존 제리시와 그의 아내 엘렌 정, 그들의 1살짜리 딸 미주와 그들의 개가 국립 산림지역, 하이츠 코브 근처의 등산로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가족 친구가 실종 신고를 해 옴으로서 수사에 착수했고 모두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가족은 매우 평화롭게 죽어 있었는데 원인을 알 수 없는 아주 신비로운 일이라고 수사관이 말했다. 처음에는 폐광에서 나온 독성 가스가 원인이 아닐까 추측했다. 하지만 지난주에 그들이 오솔길을 따라 광산에 갔을 리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연히 광산에서 사용하는 무기나 위험한 가스는 수사선상에서 배제됐다. 이번에는 머시드 강의 녹조현상을 의심했다. 수사관들은 ..

미국 2021.09.16

정상적인 삶

노동절 연휴로 3일을 연속으로 논다. 예전에 내가 일할 때 같으면 고대하고 바라던 연휴이다. 은퇴한 지금 나는 하루하루가 연휴다. 모처럼 동생네가 왔으니 우리는 모여 앉아 할 이야기가 많았다. 이야기 중에서 들은 이야기 한 토막. 동생은 LA 한인 타운에서 산다. 그것도 한인 타운 노인 아파트다. 당연히 한인 노인들이 많이 기거하고 멕시칸들도 많단다. 90이 넘은 노인이 사는데 매일 운동도 하고 테니스로 몸을 단련해서 근육이 돌덩이처럼 딱딱한 노인이었다.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면서 딸이 신신당부하기를 절대 밖에 나가지 말고 방에만 있어 달라고 부탁도 하고 감시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통에 1년이 넘도록 노인은 보이지 않았다. 전화를 걸어보면 잘 지내고 있다기에 그런 줄만 알았단다. 모두 백신도 맞았겠다...

미국 2021.09.09

코로나 시대가 가져오는 두려움

코로나 팬데믹이 오래도록 지속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은 여러 가지다. 여러 가지 증상 중에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두려움’이다. 두려움이 생기는 이유는 코로나에 걸릴까 봐 그러겠으나, 결국은 죽을까 봐 두려운 것이다. 두려움을 물리치는 해답은 희망인데 희망은 어디서 오나? 종교가 두려움 극복에 큰 역할을 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다음으로 과학자나 전문가의 지식에 희망을 걸기도 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거리두기와 대면 접촉 금지 같은 여러 가지 제약은 사람을 더욱더 두렵게 만든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인간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가이다. 코로나 전염을 피하고자 스스로 자가격리를 선택하거나, 사람 만나는 것을 기피 한다. 둘 다 완벽한 방어 수단은 아니지만 도움은 되고도 남는다. LA..

미국 2021.09.07

캘리포니아 가뭄과 산불과 나

캘리포니아에 가뭄이 심각하다. 가뭄은 물 부족 사태를 몰고 오고 물 부족은 주민을 생활 고초로 끌고 간다. 앞마당 잔디밭에 스프링클러를 틀었다. 잔디밭에 물은 일주일에 세 번만 주라는 주정부의 주문이 있었지만 나는 조금씩이나마 매일 준다. 지나다니는 사람들 눈치가 보여서 스프링클러를 틀어놓고 서서 기다린다. 꺼야 할 시간을 놓칠까 봐 겁이 나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올해 들어서 쭉 그래왔다. 5분간 틀어놓아야 할 것을 1분 만에 그친다. 잔디더러 목이나 축이라는 거다. 잔디는 목이 마르다는데 물을 주지 못하는 심정은 안타깝다 못해 피를 말린다. 물 쓰듯 흔해야 할 물이, 피 흘리듯 귀하게 보인다. 미국 서부에 기록적인 가뭄이 이어져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며 '물 비상령'이 내려졌다. 캘리포니아주에..

미국 2021.09.04

비행기 여행에서 겪는 일들

코로나 팬데믹으로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가 텅텅 비어 갈 줄 알았다. 예상은 빗나갔다. A35-900종 이코노미석은 만석에 가까웠다. 좌우 창가 쪽으로 3석, 중간에 3석 해서 9석이 횡대다. 놀라우리만치 승객이 많아서 스튜어디스에게 물어보았다. “웬 승객이 이렇게 많아요?” “개학 때가 돼서 돌아가는 사람들이에요.” 아닌 게 아니라 대학생들이 거의 다였다. 내 옆에 앉은 한국 아가씨도 영어 소설을 읽는 거로 봐서 학생같았다. 식사 시간이 지나고 불이 꺼졌다. 잠자리에 들 시간이다. 의자를 뒤로 젖혔다. 뒷좌석 젊은이가 내 어깨를 툭툭 친다. 왼 일인가 하고 뒤돌아보았다. 지금 식사 중이니 의자를 접어달라는 부탁이다. 식사가 늦었나보다 하고 의자를 다시 접었다. 화장실에 들이려고 비행기 맨 뒤로 갔다. 가..

미국 2021.08.31

가톨릭 주교가 권총 강도 당하고, 수녀가 80만 달러 횡령

“무서웠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가톨릭 교구의 주교인 마이클 바버는 어떤 남자가 나에게 권총을 겨누고 지갑을 내놓으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나는 겁에 질려 있었고, 두려웠고, '인생은 이것으로 끝나는구나‘하고 생각했다. 지난 토요일, 바버 주교는 묵주를 손에 쥐고 ‘그리스도 빛 교회 성당’ 주변을 돌면서 기도하고 있었다. 성당은 시내 중심가에 있고 그는 브로드웨이 파라마운트 극장 바로 앞에서 한 젊은이가 나를 따라오는 것을 알아차렸다. 조금 의심은 들었지만, 젊은이를 피해 성당으로 돌아가기에는 여유가 없었다. 불과 몇 초도 안 걸렸다. 젊은이가 권총으로 내 얼굴을 겨냥했다. 젊은이는 내게 돈을 요구했다. 지갑을 꺼내 있는 돈을 다 주었다. 이번에는 끼고 있는 반지도 내놓으라고 했다. 이것은 주교 반지로 ..

미국 2021.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