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늦게까지 추워서 밤이면 솜이불을 덮고 잔다. 이제 겨우 봄볕 같은 햇살과 따스한 기운이 돌아서 창문을 열었다. 새소리가 요란하다. 일 년 내내 뒷마당이 조용했는데 갑자기 새들이 소란을 피우는 것으로 보아 봄이 지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창 봄이 익어갈 때면 새들의 노래자랑이 벌어진다. 벌새, 울새 할 것 없이 있는 힘을 다해 목청껏 짖어댄다. 짝을 찾기 위한 애절한 연가이다. 뒷마당 울타리 쪽으로 새빨간 야생 체리가 다닥다닥 열려있었는데 지난 몇 주 사이에 새들이 다 먹어치웠다. 나무 밑쪽에 조금 남아있는데 저것도 얼마 가지 못하리다. 뒷마당 감나무에 감꽃이 많이 피었건만 감꽃은 꽃인지 아닌지 알 수 없게 작으면서도 이파리 색과 같은 녹색이어서 꽃인지 잎인지 구분이 안 된다. 싱싱한 이파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