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을 느낀다. 1969년 10월 어느 날, 을지로 입구 롯데호텔 맛은 편에 있는 미 대사관에 인터뷰하러 들어갔다. 미국인 영사가 자기 방으로 불러드려 악수를 청하면서 미국에 이민 가는 사람 인터뷰는 처음이라면서 매우 반가워했다. 친지들이 설이나 쇠고 가라고 해서 양력설일망정 만둣국을 먹었다. 그때는 미국에 가는 사람이 우리밖에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부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5살, 6살 먹은 여자아이 자매를 보호자 없이 보내면서 우리에게 부탁도 했다. 1970년 1월 4일 내가 한국을 떠난 날이다. 무척 추워서 모두 오버코트를 입었다. 얼음이 얼고 눈이 쌓여 있는 김포공항 입구에는 택시 승차장이 있었고 우리를 배웅나온 친지들과 친구들로 가득했다. 내가 아는 친구들은 모두 나왔다. 심지어 군에 나..